이 페지는 북조선판입니다. 남조선판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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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60수만명, 그중에 조선어를 할줄 아는 사람은 1할 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조선어를 할줄 아는 사람중에서 약간은 재일 1세, 즉 일제시대에 본국에서 건너 간 조선어 화자들이며, 또 약간은 나같이 독학을 하거나 류학을 해서 말을 지니게 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이외가 이른바 민족학교에서 조선어를 습득한 세대이다.
민족학교에는 크게 나누어서 공화국계와 남조선계가 있지만 력사적경위 등에서 보아서 학교수, 학생수 다 공화국계인 조선학교쪽이 우위에 서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재일동포의 조선어를 짊어 질 주력은 그들이라고 해도 좋을것이다.
민족학교가 생긴 해방직후는 재일동포의 대다수가 1세 재일동포였기때문에 선생님도 물론 원래 조선어를 하는 사람이였지만 요즘에 와서는 2세, 3세들이 선생님을 맡고 있으며 시대가 내려 감에 따라 조선어 화자로부터 조선어를 배우는 사람이 줄어 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조선어를 접할 기회가 적어 지고 본국의 조선어와는 조금 다른 조선어가 확대재생산되는것은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재일동포가 쓰는 그러한 언어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보고저 한다. 그러나 나자신은 민족학교에서 배워 본적이 없기때문에 그들의 언어를 꼼꼼히 설명하지 못하겠지만 민족학교출신의 내 동무들이 쓰는 말, 즉 ≪재일조선어≫를 지금까지 지켜 보았기때문에 그것들을 생각이 나는대로 적어 보기로 한다.
다섯개 모음
2세보다 아래 세대의 재일동포는 일본에서 나서 자랐기때문에 모어는 일본어이며 그 일본어 능력은 일본사람과 다를바 없다. 민족학교의 인민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일본사람과 똑같은 혀를 가지고 조선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일본어라는 바탕우에 조선어라는 기둥을 세우는 셈이기때문에 지니는 조선어가 일본어의 영향을 받지 않을수가 없다. 하물며 가르치는 선생님도 본고장 조선어를 구사하는것이 아니여서 본국의 조선어와는 저절로 달라 지게 마련이다.
평소에 일본어를 하는 사람들이 조선어를 배우기때문에 우선 말소리부터가 일본어의 영향을 받게 된다. 조선어에는 여덟개 단모음이 있지만 재일조선어에서는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다섯개 모음밖에 쓰지 않는 모양이다. 일본인 학습자가 고생하는 ≪어≫와 ≪오≫, ≪우≫와 ≪으≫를 재일조선어에서는 역시 구별하지 않는다. 즉 일본어와 같은 감각으로 모음을 쓰는것이다. 따라서 ≪서리≫와 ≪소리≫는 같은 발음이 되고 ≪구리≫와 ≪그리≫도 똑같이 발음된다.
| 본국말 |
ㅏ | ㅣ |
ㅜ | ㅡ |
ㅔ | ㅐ |
ㅗ | ㅓ |
| 재일조선어 |
ㅏ
(ア) | ㅣ
(イ) |
ㅜ
(ウ) |
ㅔ
(エ) |
ㅗ
(オ) |
≪애≫와 ≪에≫는 본국에서도 젊은 세대는 구별이 없어 졌기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어≫와 ≪오≫, ≪우≫와 ≪으≫는 엄연히 구별됨에도 불구하고 재일조선어에서는 구별이 되지 않는다. 물론 민족학교에서 모음구별을 가르지지 않는것은 아니며 발음하라고 하면 발음할수 있겠지만 평소의 일상회화에서는 ≪어≫와 ≪오≫, ≪우≫와 ≪으≫를 구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말이 통하기때문에 일부러 구별하는 사람이 없는것이다.
청음과 탁음?
자음은 평소의 회화에서 순한소리, 거센소리, 된소리의 구별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발음을 구별할수는 있지만 발표 등 격식을 차린 자리가 아닌한 보통 회화에서는 일일이 구별하지 않는다. 순한소리, 거센소리, 된소리의 구별은 상당히 중요한 구별인데 이것들을 구별하지 않고 도대체 어떻게 말이 통하는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것이다.
세가지 소리를 구별하지 않고 어떻게 발음하느냐면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청음(무성음), 탁음(유성음)이라는 방법으로 발음하는 모양이다. 청음, 탁음 구별이 순한소리, 거센소리, 된소리 구별을 대신할수 있는지 궁금하겠지만 말이 통하는것을 보니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것 같다.
탁음은 어중의 순한소리대신에 사용하니 ≪앉아≫[안자]는 ≪anja≫로 발음한다. 청음은 거센소리, 된소리 대신에 사용하기때문에 ≪앉자≫[안짜]와 ≪않자≫[안차]는 둘다 ≪ancha≫가 되여 발음구별이 전혀 없어 진다. 의미구별은 문맥으로 판단하고 거센소리든 된소리든 어중에서는 다같이 청음으로 발음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두에서는 순한소리까지 청음으로 발음하기때문에 ≪달≫, ≪탈≫, ≪딸≫은 다 ≪tal≫로 발음한다. 이러한 발음법은 일본의 조선어 초보학습자가 범하는 잘못과 비슷한데 이것으로 충분히 통하는것이 재일조선어이다.
| 본국말 |
다 |
타 |
따 |
| 어중 |
어두 |
| 재일조선어 |
ダ
(da) |
タ
(ta) |
고맛다, 고맛다
자음중에서 받침에 관해서는 더욱 일본어적이 된다. 조선어의 ≪ㅂ, ㄷ, ㄱ, ㅁ, ㄴ, ㅇ, ㄹ≫ 일곱개 받침중 ≪ㅂ, ㄷ, ㄱ≫ 세가지는 구별이 없고 ≪ㅁ, ㄴ, ㅇ≫ 세가지도 구별이 없다. ≪ㅂ, ㄷ, ㄱ≫은 일본어의 ≪촉음(促音)≫과 같이 발음한다. 일본어 촉음은 어중에서는 ≪ㅅ≫받침처럼 발음한다. 그렇기때문에 ≪식사≫는 ≪싯사≫가 되고 ≪박다≫와 ≪받다≫는 둘다 ≪밧다≫가 된다. ≪ㅁ, ㄴ, ㅇ≫은 일본어의 ≪ン≫과 같이 발음한다. 일본어 ≪ン≫는 어말이나 ≪ㅇ≫, ≪ㅅ≫ 앞에서는 ≪ㅇ≫받침처럼 발음하고 그 이외는 ≪ㄴ≫받침처럼(대충 하는 ≪ㄴ≫받침소리. 례를 들어서 ≪한강≫을 [항강], ≪안마≫를 [암마]처럼 발음하는 식으로 뒤소리에 따라 ≪ㅇ≫으로도 ≪ㅁ≫으로도 됨) 발음한다. 따라서 ≪정정≫과 ≪정전≫은 둘다 ≪존종≫처럼 발음하고 ≪조선사람≫은 ≪조선사랑≫이 되고 ≪선≫, ≪성≫, ≪손≫, ≪송≫ 네가지 성씨는 모조리 ≪송≫이 되여 버린다. ≪고맙습니다≫는 ≪고맛슴미다≫로 발음되며 원형인 ≪고맙다≫는 ≪고맛다≫가 된다. ≪고맛다≫는 ≪곤란하다≫란 뜻의 일본말과 같은 발음이다. ≪고맙다≫를 ≪고맛다≫로 발음하는것은 그야말로 ≪고맛다≫(곤란한) 일이다. 결국 받침중에서 본래소리가 제대로 유지된것은 ≪ㄹ≫밖에 없다. 재일조선어의 발음은 거의 일본어 발음과 똑같다고 할수 있다.
| 본국말 |
ㅂ |
ㄷ |
ㄱ |
ㅁ |
ㄴ |
ㅇ |
ㄹ |
| 재일조선어 |
촉음(ㅅ) |
ン(ㅇ) |
ㄹ |
재일조선어에 특징적인 발음법으로서 또 하나, ≪-ㅂ니다≫의 발음이 있다. 이것을 재일조선어에서는 [-ㅁ니다]가 아니라 [-ㅁ미다]로 발음한다. ≪받습니다≫는 [밧슴미다], ≪아닙니다≫는 [아님미다]로 발음하는것이다. 이 발음은 자칫하면 경상도방언 [받심다], [아임다]와 같은 발음의 영향일지 모른다. 우에서도 언급했듯이 재일동포의 상당수가 경상도출신자이기때문에 그 발음을 약간 문화어식으로 고쳐 발음한것이 [-ㅁ미다]일 가능성이 있다.
명사의 격을 나타내는 토는 본국의 조선어와 별 다른 점이 없지만 재미있는것은 ≪내가≫, ≪제가≫를 ≪나가≫, ≪조가(저가)≫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일이다. 전라도방언에서는 ≪나가≫, ≪저가≫라고 하지만 재일동포는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출신자가 많기때문에 전라도출신자가 하던 말을 그대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어 토중에 용법이 일본어와 일부 다른것이 있지만 재일조선어에서는 일본어를 직역한 말을 쓴다. 례를 들어 ≪자동차를 탄다≫는 일본어식으로 ≪자동차에 탄다≫라고만 하고 ≪출장을 간다≫도 ≪출장에 간다≫로 표현한다. 이런 표현들은 일본의 영향이 바로 나타난다.
또 사람명사에는 ≪-에게≫, 그 이외에는 ≪-에≫가 붙는것이 조선어로서 자연스럽지만 이것도 일본어의 영향을 받아 모조리 ≪-에≫를 쓴다. 토를 거의 일본어감각으로 쓰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들어 가고 있습니까≫
일본어의 영향은 동사사용법을 보면 더 뚜렷하다. 우선 눈에 띄는것은 ≪-고 있다≫와 ≪-어 있다≫를 구별하지 않고 모두 ≪-고 있다≫로 하는것이다. 일본어는 ≪-고 있다≫와 ≪-어 있다≫의 구별이 없고 둘다 ≪-て いる≫라는 표현을 쓰기때문에 그것을 따른것이다. 례를 들면 ≪오고 있다≫와 ≪와 있다≫의 구별은 재일조선어에서는 없고 둘다 ≪오고 잇다≫로 표현되며 ≪오고 있다≫인지 ≪와 있다≫인지는 문맥으로 판단하게 된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콘센트에 짹이 들어 있느냐고 물을 때 ≪콩센또에 두로 가고 잇슴미까(콘센트에 들어 가고 있습니까)≫라고 한것을 듣고 꽤나 어색하게 느낀 일이 생각난다.
또 본국말로는 일일이 ≪-고 있다≫를 쓰지 않는 장면에서도 일본어의 ≪-て いる≫를 직역해서 꼬박꼬박 ≪-고 잇다≫를 쓰는것도 재일조선어의 특징이다. 례를 들면 ≪지금 무엇을 합니까≫라고 할 때는 꼭 ≪지긍 무오술 하고 잇슴미까(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한다.
≪-고 있다≫에 관련해서 또 하나 례를 들자면 ≪아직 하지 않았다≫를 일본어식으로 ≪아짓 하지 안꼬 잇다(아직 하지 않고 있다)≫라고 한다. 결국 재일조선어에서는 ≪아직 하지 않았다≫와 ≪아직 하지 않고 있다≫의 구별도 없다.
≪간께이나이≫임미다
용언맺음형 종류가 적은것도 재일조선어의 특징중의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합니다계렬과 해라계렬만 사용하고 해요계렬이나 해계렬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또 맺음형이라 해도 ≪-는데요≫, ≪-는군요≫와 같은 형태도 사용하지 않는다. ≪-거든요≫, ≪-을텐데요≫ 등 말하는이의 태도나 판단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형태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맺음형은 ≪함미다≫, ≪함미까≫와 ≪한다≫, ≪하는가≫ 네가지만 주로 사용되고 반말 ≪-어≫대신에 ≪-소≫를 쓸 때가 가끔 있고 가끔 가다가 ≪하지요≫가 사용될 정도이다.
그러나 이처럼 적은 형태만으로는 말하는이의 섬세한 뜻을 도저히 전달할수 없다. 그래서 재일조선어에서는 어떻게 하느냐면 ≪ね(네), さ(사), よ(요)≫ 등 일본어 토들을 뒤에 붙여서 다양한 뜻을 나타낸다. 례를 들어서 ≪-는군요≫와 같은 뜻을 나타내고 싶을 때는 그것에 해당하는 일본어 토 ≪ねえ(네에)≫를 동사뒤에 붙여서 ≪함미다ねえ≫라고 하며 ≪-을게요≫는 역시 해당하는 일본어 토 ≪よ(요)≫를 붙여서 ≪함미다よ≫라고 하는것이다.
이와 같은 조선어와 일본어의 섞인말은 더 대단한 방향으로 간다. 조선어 동사를 사용하는 대신에 일본어 동사에 ≪-임미다(-입니다)≫를 붙여서 말한다. 례를 들면 ≪간다≫의 일본어인 ≪いく(이꾸)≫에다 ≪-임미다≫를 붙여 ≪いく임미다≫라고 하면 ≪갑니다≫라는 뜻이 된다. 물음형은 ≪いく임미까≫가 되고 부정형은 ≪가지 않는다≫란 뜻의 일본어 ≪いかない(이까나이)≫에 ≪-임미다≫를 붙여서 ≪いかない임미다≫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일본어 토를 붙여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いく임미다ねえ≫라고 하면 ≪가는군요≫가 되는것이다.
재일동포 사이에서 흔히 들을수 있는 롱담에 이런것이 있다. 자신이 재일동포라는것을 숨기는 어떤 가수에게 방송국원이 ≪당신이 조선사람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정말입니까?≫라고 질문하니 그 가수가 당황해서 말하기를 ≪かんけいない임미다≫. ≪かんけいない(간께이나이)≫는 ≪관계없다≫란 뜻의 일본어로 얼떨결에 평소에 쓰는 섞인말이 그대로 나와 버린다는 롱담이다. 이처럼 일본어에 그대로 ≪임미다≫를 붙이는 방법은 상당히 일반적이지만 여기까지 오면 이것이 과연 조선어인지 일본어인지 알수 없게 된다.
좀더 알기 쉽게 여기서 재일조선어로 된 회화를 소개해 본다. 발음그대로 적기때문에 읽기 힘들지 모르지만 본국사람들은 어느 정도 알아 볼수 있을가... (밑줄부분은 일본어를 그대로 쓴것)
―묭수, 노 오제 방 무오술 하고 잇솟소?
―오모니가 미세노 데쯔다이 하라떼 말하니까 즛도 시고또 시떼따임미다.
―노는 존말 욜시미 데쯔다이한다나아.
―횬닝, 레일 묫시쭈메 오겟슴미까?
―나가 볼리리 잇스니까 다룬 사라물 가게 시낀다요.
이것을 제대로 된 조선어로 다시 옮기면 아래와 같다.
―명수야, 너 어제밤에 무엇을 했었어?
―어머니가 가게 도와 달라고 하셔서 계속 일했었어요.
―너는 정말 열심히 도와 드리는구나.
―형, 래일 몇시쯤에 오겠어요?
―내가 볼일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가게 할게.
≪어≫와 ≪오≫, ≪우≫와 ≪으≫의 구별이 없기 때문에 한국어
같이 안 생겼을 것이다. ≪미세노≫는 ≪가게의≫, ≪데쯔다이≫는 ≪도움≫이란
뜻의 일본어이다. 마찬가지로 ≪떼≫는 ≪라고≫, ≪즛도≫는 ≪계속≫,
≪시고또≫는 ≪일≫, ≪시떼따≫는 ≪하고 있었다≫란 뜻이다. ≪가게
시낀다≫는 그대로 옮기면 ≪하게 시킨다≫인데 시킴형을 ≪-게 하다≫가 아니라 ≪-게
시끼다(시키다)≫로 표현하는 것도 재일한국어의 특징이다.
≪나의 조선어 학습 경력≫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본격적으로 조선어를 배운 곳이 민족단체의 국어강습회이였고 강사가 하는 말이 이른바 ≪재일조선어≫이였다. 그후로도 만나는 재일동포는 모두 ≪재일조선어≫를 하고 나자신도 ≪재일조선어≫를 했었다. 하지만 나는 재일동포중에서도 본국에 자꾸 눈길이 가는 편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조선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이상 ≪제대로 된≫ 조선어를 해야 한다고 결국 류학까지 해서 ≪본고장≫ 조선어를 배웠다. 총련계, 민단계 학교 출신자중에도 ≪재일조선어≫의 이 현황을 수긍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재일동포가 본국과 같은 말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나는 그렇다고 단언하기가 무척 어렵다. 재일동포와 본국인의 동질성을 중요시한다면 ≪조선사람이면 본국에서 하는것처럼 조선말을 해야 마땅하다≫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을것이며 재일동포의 고유성을 더 중요시한다면 ≪아니, 이 <비뚤어 진> 조선어야말로 재일동포의 문화다≫라는 주장에도 적극적인 의의가 있다. 나아 가서는 ≪조선어를 못하는 조선사람이 있어도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도 지극히 옳은 말이다.
언어학에서 피진, 크레올이라고 불리는 말이 있다. 동남아나 오세아니아 등지에서 현지인이 백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 백인이 하는 말을 현지말 식으로 간략화시킨것이 피진이다. 례컨대 영어에서 변화된 말은 피진영어와 같이 부른다. 피진이 그대로 자기들의 모어로 정착되면 크레올이 된다. 이러한 말들은 현지언어와 백인언어가 융합된 정말 신기한 언어이다.
재일조선어도 말하자면 피진이나 크레올에 가까운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과 재일조선어가 다른 점은 피진이 상대방언어가 변화된것인데 반해 재일조선어는 자신의 언어가 변화된 점이다. 게다가 그 ≪자신의 언어≫는 이미 모어가 아니다. 즉 재일조선어는 주객이 전도된 피진과 같은것이라고 할수 있을가.
어쨌든간에 재일조선어는 일본어의 영향을 아주 농후하게 받고 결과적으로는 본국의 언어와 상당히 떨어 진 말이 되고 말았다. 이 사실은 주변이 일본어에 둘러 싸여 있기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말을 재일동포의 고유재산으로 보느냐 아니면 본국의 언어야말로 진정한 말로 보느냐 하는것은 그것을 구사하는 재일동포자신에게 맡겨 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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